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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9_Aarhus

덴마크 교환학생, Aarhus University, 준비_2, 입학허가를 받기까지

이번 학기 동안 내가 듣는 모든 수업이 진행되는 장소인 Navitas. 높진 않으나 매우 크다.

 

1. 들어가며

 

 모교에서 상대교로 파견할 교환학생이 선발되면, 상대교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갖춰 별도로 입학허가를 받아야 한다. 우리 학교(모교)의 경우 파견대상자가 선발된 이후 모교의 국제팀에서 일괄적으로 상대교에 입학허가를 신청하는 방식으로 절차가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생겼는데, 하나는 내가 국제팀에 보낸 서류가 상대교 데드라인 이내에 도착하지 않아 교환학생 신청이 반려되었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교에서의 나의 주전공이 상대교에 반영되지 않아 전혀 관련없는 전공으로 파견을 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첫 번째 문제가 두 번째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파견 자체는 이루어졌고 나는 주전공인 화학공학이나 생명공학 대신 토목공학으로 현재 학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교 국제팀에서 서류전송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특히 우리 학교의 경우 상대교에서 이수한 과목의 성적은 CGPA에 반영되지 않지만(P/F 로만 반영), 전공과목을 이수하였으면 모교에서 해당 전공필수나 전공선택을 이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비전공학부의 수업을 듣는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이익이 분명 있다.

 

 나의 경우 대부분의 학점을 이수한 상황에서 교환학생을 가게 되어 성적이든 학점이든 딱히 필요하진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만약 졸업시기와 관련하여 반드시 교환학생 기간에 전공과목을 이수해야 하는 상황의 학생이었다면 파견 자체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다. 따라서 서류제출 이후에도 진행상황을 한 번쯤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방적인 불신으로 국제팀과 척을 질 필요는 없으니 적당한 수준으로.

 

 이어서 입학허가서와 비자발급을 위해 필요한 ST1 폼을 내려받는 것을 종점으로 하여 절차가 진행된 순서에 따라 서술해보려 한다.

 

 

2. 모교에서의 파견확정 및 상대교에서의 안내메일 발송

 

 모교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 지원을 하고 최종적으로 파견이 확정되면 일단 한숨 돌려도 된다. 파견을 담당하는 모교 국제팀에서 상대교에 기본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 같다. 이 기간에 나는 상대교로 정해진 Aarhus University(이하 '오후스 대학')에 대해 알아보고 Aarhus(이하 '오후스)라는 도시와 덴마크에 대해 알아보며 지냈다. 합리적인 여행루트에 대한 검색도 지속적으로 했고, 살짝 흥분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오후스 대학에서 안내메일이 왔다.

오후스 대학에서 첫 번째로 받은 메일의 일부. 학사와 관련된 대부분의 정보는 이 메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후스 대학은 온라인으로 대부분의 학사처리가 이루어진다. 이는 모교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오후스 대학의 시스템이 조금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하였고 조금 더 복잡한 편이다. 구글 번역 기능을 잘 활용하면 과목 설명 및 전반적인 학사진행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이 메일에 포함된 각종 링크를 통해 1)기본정보 입력 2)수강신청 3)기숙사 신청과 같은 큼직한 사무를 처리할 수 있다. 다만 2019년 가을학기의 경우 2019년 5월 1일에 시스템이 닫힌다고 공지되었으며, 위 메일은 2019년 3월 11일에 왔으므로 1달 반 남짓한 기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할일이 많지는 않지만 학기 중의 경우에는 중간고사 기간이 겹치므로 일정에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3. 무엇을 해야 하는지

 

 1)기본정보 입력 2)수강신청 3)기숙사 신청을 하면 된다. 먼저 이를 위해서는 오후스 대학의 학사시스템인 'self-service'에 계정을 만들어야 하고 이 시스템 상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기숙사 신청은 신청만 이루어지고 세부적인 조율은 입학허가가 난 뒤에 이루어지는 듯 하다. 

Self-service 초기 화면. 화면 좌측의 Log ind via formular 쪽을 통해 가입 및 로그인을 진행하면 된다.

 

 수강신청의 경우, 유럽대학 기준 30 ECTS를 맞추면 되는데, 과목별로 5에서 15 ECTS까지 다양(수업시간에 따라 다름)하므로 자신의 전공과목에 맞춰 들을 과목을 정해 수강신청을 하면 된다. 과목별 세부정보는 안내메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나온다. 

 

 나의 경우 각 10 ECTS인 전공관련 2과목, 예술관련 1과목으로 30 ECTS를 맞췄는데 전혀 다른 전공으로 입학허가가 나서 결국 하나도 듣지 못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적어보겠다.

 

 기본정보 입력에는 여권사본, 영문 성적증명서 등이 요구되고 나머지는 정말 기본적인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별 무리 없이 완료할 수 있다. 이들 정보입력이 모두 끝나고 나면 모교 국제팀 담당자의 정보를 기입하고 저장해 두면 할 일이 끝난다. 이후 모교 국제팀 담당자가 확인 후 확정하고, 이것이 5월 1일 이전에 별다른 문제 없이 이루어지면 입학허가가 난다.

 

 

4. 어떤 유형의 기숙사가 좋을지

 

한 학기 동안 살게 된 Skejbtgaard Koleegiet.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오후스 대학의 기숙사는 오후스 시내 곳곳에 있다. 사설 기숙사인지 국영 기숙사인지 대학 소속 기숙사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캠퍼스 바깥에도 기숙사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숙사의 유형도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고려하는 유형을 추리자면 1)주방 및 화장실을 일정 인원과 공유하는 형태의 1인실 2)주방만 일정 인원과 공유하는 형태의 1인실 3)개인 주방과 화장실이 있는 스튜디오(원룸) 4)2인실 등이 있다.

 

 기숙사를 신청할 때 이들 간 우선순위를 적어서 제출할 수 있다. 만약 한 유형에 너무 몰리면 차순위로 선택한 유형의 기숙사가 배정되며, 배정과정은 랜덤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 스튜디오를 1순위로, 주방만 공유하는 형태를 2순위로, 주방과 화장실을 모두 공유하는 형태를 3순위로 제출하였다. 결과적으로 1순위로 지망했던 스튜디오로 확정되었다.

 

 개인 주방과 화장실이 있다는 것은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장점으로 보인다. 화장실의 경우 특히 그러하고 외식을 하면 지출이 크다 보니 집에서 요리를 많이 하게 되는데 개인 주방이 있어 편한 점이 많다. 그러나 큰 단점 중 하나는 수업이나 파티 외에는 타인과 만날 일이 없다는 것이다. 공유주방이 있는 경우 flat-mate들과 주방에서 마주칠 일이 많다 보니 친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스튜디오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공유주방이 있는 기숙사의 경우에도 개인 화장실만 보장되고 시설만 괜찮다면 개인공간이 충분히 보장되므로, 자신의 성향에 따라 선택하면 좋을 듯 하다. 기숙사비의 차이는 10만원 정도 나는 듯 하다(스튜디오형: 60만원 정도).

 

 기숙사들이 도시 곳곳에 위치하다 보니, 그리고 배정이 랜덤이다 보니 수업 듣는 건물과의 거리가 좀 된다. '생활' 편에서 조금 더 설명하겠지만, 거리에 따라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자전거를 이용할지 선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캠퍼스와의 거리가 가까운 것보다 주변에 큰 마트가 있다는 점이 생활에 있어 보다 큰 장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신청하면 된다. 입학허가가 난 다음 주거 담당 쪽에서 선정된 기숙사 유형 및 위치가 담긴 메일이 온다. 이를 수락할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으나, 거부하면 순위가 밀리게 된다. 

 

 

5. 수강신청과 관련하여

 

Navitas의 내부.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 넓다. 넓고 복잡해서 건물 내부에서 길을 찾는 데에 도움을 주는 Navnav도 있다.

 

 수강신청은 먼저 개설과목 검색을 통해 듣고 싶거나 들을 만한 과목을 선정하고, self-service에서 이를 신청한다. 들을 수 있는 과목인지 미리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며, 모교에서 전공과목으로 인정받고자 한다면 미리 학과사무실이나 학과장에게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공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일반 교양과목 이수로 인정되게 된다.

 

 우리 나라의 대학처럼 선착순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토목공학이 아닌 다른 과는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토목공학으로 입학이 허가된 이후 아예 이 쪽에서 정해둔 커리큘럼으로 수강하여야 했다. 즉 미리 수강신청해 두었던 것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나중에 여기서 알게 된 다른 외국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말하는 것을 봐서, 과별로 상이하다고는 하지만 이공계 쪽은 자체적인 기준을 가지고 고정된 커리큘럼을 듣게 하는 것 같다. 

 

 따라서 파견기간 동안 수강한 과목을 반드시 모교에서 전공과목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경우, 오후스 대학에 지원하기 전에 이와 관련하여 충분히 확인해 보아야 한다. 특히 이공계 학부생의 경우 모교에서 오후스 대학으로 교환학생으로 파견이 확정된 이후에도 수강신청했던 과목이 변경될 수 있으니 이를 특히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6. 이어지는 절차

 

입학허가 안내 메일. '입학허가서' 와 'ST1 서류'는 안내된 바와 같이 self-service에 로그인 후 직접 내려받을 수 있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위와 같은 내용의 메일을 받게 된다. 이후 self-service에 로그인하면 입학허가서와 ST1 폼(서류)를 내려받을 수 있고, 이들 문서는 덴마크 이민국과 노르웨이 비자센터를 통해 이루어지는 ST1 비자발급에 필수적이다. 

 

위 메일을 받기까지 앞서 언급한 듀데이트 도과 문제 및 전공 관련된 문제로 맘고생을 많이 했다. 지금이야 그러려니 하지만, 당시에는 첫 외국 생활이라는 이벤트가 주는 긴장감이 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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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지는 글에선 조금 복잡한 ST1 비자발급 과정에 대해 소개하고, 그 다음 글에서 출국 전 실질적인 준비에 대해 정리해 보려 한다.